미국 유학 준비(2) - 4월로부터 살아남기

논문 준비, 중간고사, GRE, 운전면허, 대통령과학장학금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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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줄을 놓지않고 살다보니 다행히 4월이 무탈하게(?) 지나갔다.

남들은 다들 문제없이 하는데, 본인은 왜 이렇게 별거 아닌 일들을 못 컨트롤해서 쫒겨사는지.. ㅠㅠ

아무튼 본인의 역량을 수십차례 의심한 4월이었다.

이번 달은 자의반, 타의반으로 정말 바빴는데, 이 글을 볼 사람들은 이렇게 살지 말라는 교훈을 남기고자 한다.

4월의 목표는 간단했다.

(1) 운전면허를 따고, (2) 논문을 성공적으로 제출하며, (3) GRE라는 영어시험을 최소 320점은 맞는 것을 목표로 했다.

하지만 현실은 뜻대로 되지 않는 법. 타임라인으로 적어보겠다.


3월 중순 ~ 4월 4일

이때는 오게될 미래를 모른 채, 별 생각 없이 실험을 돌리고 운전 면허 기능 시험을 위한 연수를 다니고 있었다.

4월 4일이 기능시험이었는데, 마치 앞으로의 비극을 암시하듯 평소에 오지도 않던 비가 엄청 왔다.

아니나 다를까, T자 주차 코스에서 바로 전사했다.

이거 이후에 바로 부산으로 뛰어서 유학박람회를 갔는데, 박사과정에 대한 정보는 너무 없어서 실망한 채로 다시 돌아왔다.


4월 2주차(4.5 ~ 4.10)

4월 2주차에는 어쩌다보니 논문을 적는 방향이 큰 틀로 바뀌고, 실험 세팅은 망가져서 재실험의 재실험을 해야했다.

모든 연구자들은 다 알겠지만, 사실 이게 크게 특별한 일은 아닌데 나는 유독 스트레스에 민감한 성격이라 고생했다.

스트레스를 받으니까 뇌가 안돌고 뇌가 안도니까 효율이 떨어지는 악순환의 반복이었다.

이 과정에서 운전면허 기능 연수를 추가로 받으면 회당 5만원에 시간도 최소 4시간씩 써야했는데, 그렇게 하면 진짜 논문을 보내줄 거 같아서 과감하게 연수없이 재시험을 결정했다.

회고해보면 이때가 시간을 내서 GRE 공부를 할 수 있었던 유일한 시간이었지만, 그때의 나는 퇴근하고 나면 너무 피곤해서 도저히 할 엄두가 안났다.


4월 11일(기능 시험)

나는 어제와 같이 살면서 내일이 다르기를 기대하는 건 정신병 초기증세라는 아인슈타인의 말을 좋아한다.

이때의 나는 정신병자였다. 기능 시험 전날 유튜브를 통해 이미지 트레이닝 3시간을 돌린게 다였기에, 사실 붙기를 기대하면 안 됐다.

자포자기의 상태로 시험장에 들어가 문제의 T자 코스로 들어가서 전날 유튜브로 벼락치기한 필살기를 모두 동원했다.

그렇게 정신을 차려보니 어라..? 주차까지 하는데 성공했다. (샤라웃 투 동영상)

이때부터는 탄력을 받아서 감점없이 100점으로 통과할 수 있었다.

그렇게 정말 급한 불 중 하나는 껐다.


4월 3주차(4.12 ~ 4.22)

이때는 본격적으로 논문 제출이 20일 정도 남았었다.

근데 계속 모의 리뷰를 돌려도 떨어진다고 나와서 완전 멘탈이 나갔다.

이 쯤에는 더 이상 GRE를 미루면 안될 것 같다는 불안감이 들었지만, 모의 테스트를 쳐보니 309점 정도로 나와서 후순위로 보냈다.

당연히 운전 면허 도로 연수도 그 다다음주로 미뤘다.

중간고사만 22일 이전에 잘 벼락치기하면 되겠다고 생각하던 와중에… 대통령과학장학 마감이 22일인 것을 17일에 봤다. (경북대 컴학부에서는 이걸 21일에 공지로 올린 게 레전드)

주말 내내 부랴부랴 지원서도 쓰고, 자료도 취합하고, 이것저것 준비해서 21일에 겨우 제출했다.

당연히 22일이었던 중간고사는 몇 시간 공부하고 차력으로 쳤다.

나름 내 생각에는 잘 친 거 같긴한데, 결과는 어떻게 나올지 잘 모르겠다.. ㅠㅠ


4월 4주차(4.23 ~ 5.1)

이때부터는 교수님과 함께 영어로 수정하며 디테일을 잡으며 마무리하는 단계였다.

마음이 좀 안정되기도 하고 내 나름대로는 논문의 완성도를 많이 높인 것 같다고 생각했다.

이 쯤부터 모의 리뷰를 돌리면 반반 정도로 나왔다.

그래서 지금이 기회라고 생각되어서 4.26 ~ 4.28일까지 내리 도로주행 연수를 하고, 29일에 도로주행 시험을 봐서 통과했다.

“나는 아직 아무것도 모르는데 진짜 면허를 땄다고?” 라고 생각하며 장롱면허 친구들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5월 1일 대망의 날, 수정의 수정을 거쳐서 최종 논문을 제출했다. 진심으로 잘 되면 좋겠다.


5월 2일 ~ 5월 3일

끝난 줄 알았지? 우리가 잊고 있던 GRE는 풀브라이트 장학재단 일정상 5월 3일 이후로는 미룰 수가 없었다.

나는 논문을 제출한 다음날 잠도 못자고 서울로 올라와서 단어를 외워야했다.

참고로 GRE는 Verbal은 영어 읽기, Quant는 수학, Writing은 영작으로 3가지 항목을 치는 시험이다.

다른 영역은 당일치기가 될리가 없기에 Verbal이라는 영역을 공부했다.

리스닝, 스피킹도 아니고 읽기면 쉬운거 아님?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실제로 문제를 보면 이게 얼마나 화딱지가 나는지 알 수 있다.

단어 수준이 그냥 학문적 수준을 넘어서 거의 고어, 사어급이다.

그래서 전략은 단순했다. 단어를 최대한 많이 구겨넣는다.

5월 2일 아침에 KTX에 오르는 순간부터, 호텔에서 자기 전까지 한 18시간 단어만 외웠다.

대망의 시험 결과, Verbal은 149, Quant는 165로 총합 314.

사실 탑티어들 대학 컷에 비하면 한 15점은 모자라긴 했지만, 하루 공부해서 5점이나 올려 이정도 점수가 나온 것에 감사했다.


결론

다른 후기에서 GRE 같은 시험을 미리미리 준비하라고 많이들 말한다.

내 기준에서도 Quant가 준비된 공대생 기준으로, Verbal만 최소 1달 정도는 준비해야 안전한 거 같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논문 타이밍에 뭘 많이 병행하면 안되는 거 같다.

운전면허는 “가면 딴다”는 말만 믿고 병행했는데, 이동 시간까지 고려하면 하루 4시간이 그냥 날아간다.

차라리 나중에 박사 입시 완전히 끝나고 천천히 준비하는 게 더 좋은 거 같다고 생각했다.

마지막, 공대생은 풀브라이트 장학 신청할 거 아니면 GRE는 필요없어지는 추세이다.

자신의 일정과 가능성을 잘 고려하여 GRE를 포기하는 것도 훌륭한 전략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